소피 블랙올 그림책 × 아이와 함께 읽는 시간
조용하지만 오래 남는 이야기, 그림책으로 건네는 안부

소피 블랙올 작가는 바다, 집, 하루의 순간처럼 익숙한 공간과 시간을 통해 삶의 본질을 섬세하게 그려 내는 그림책 작가입니다. 그의 작품에는 커다란 사건 대신 머무는 시간, 지켜보는 시선, 그리고 사라져 가는 것들에 건네는 인사가 담겨 있습니다. 이러한 요소들은 일상의 기쁨을 느끼게 해 줍니다. 이 책은 우리에게 일상의 기쁨을 상기시켜 줍니다. 또한, 일상의 기쁨을 발견하는 여정이 담겨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소피 블랙올의 그림책 네 권을 소개하고, 아이와 함께 읽을 때 도움이 되는 감각적인 읽기 팁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안녕, 나의 등대』
소피 블랙올 글·그림 | 비룡소

“여기예요! …여기예요! …여기예요! 여기 등대가 있어요!”
『안녕, 나의 등대』는 오랜 시간 바다를 밝히던 등대와, 그곳을 지켜 온 등대지기의 삶을 담담하게 그린 이야기입니다. 해 질 녘부터 새벽녘까지 불을 밝히는 등대, 그리고 그 불빛을 지키는 등대지기의 하루가 반복되며 이야기는 천천히 흘러갑니다.

아이의 탄생과 함께 시작된 가족의 시간, 그리고 자동 램프의 설치로 맞이하게 되는 이별의 순간까지. 이 책은 슬픔을 크게 드러내기보다, 조용한 목소리로 묻습니다.
“안녕, 나의 등대야.”
이 한마디는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한 따뜻한 안부이자,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 작별 인사입니다.
✔ 아이와 함께 읽는 팁
- 반복되는 문장은 소리 내어 천천히 읽어 주세요.
- 이별을 설명하려 애쓰지 말고, 아이의 느낌을 먼저 들어 주세요.
- 첫 장면과 마지막 장면을 다시 보며 시간의 변화를 함께 느껴 보세요.
『언덕 너머 집』
소피 블랙올 글·그림 | 비룡소

언덕 너머 시냇물 끝에 서 있는 집 한 채. 그 집에서는 열두 아이가 태어나 자라고, 웃고 다투며 시간을 보냅니다. 벽에 남은 키 표시, 닳은 마룻바닥, 색이 바랜 벽지는 가족의 시간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아이가 모두 자라 집을 떠난 뒤에도, 작가는 조용히 말합니다.
이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면, 아이들은 지금도 그 집에 살고 있을 거라고요.
콜라주 기법으로 완성된 그림은 집이라는 공간을 기억의 장소로 만들어 줍니다.
✔ 아이와 함께 읽는 팁
- 집 안의 물건을 하나씩 살펴보며 숨은 이야기 찾기 놀이를 해 보세요.
- “우리 집에도 이런 흔적이 있을까?” 하고 아이의 일상과 연결해 보세요.
『내가 아는 기쁨의 이름들』
소피 블랙올 글·그림 | 웅진주니어

이 책은 하루를 견디는 방법이 아니라, 하루를 다시 바라보는 시선을 건넵니다. 떠오르는 태양, 첫눈, 따뜻한 샤워, 친구의 포옹처럼 작고 평범한 52가지 기쁨이 글과 그림으로 담겨 있습니다.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런 질문이 떠오릅니다.
나에게도 이런 기쁨이 있었을까?
이 책은 독자로 하여금 자신만의 기쁨을 발견하도록 조용히 이끌어 줍니다.
✔ 아이와 함께 읽는 팁
- 하루 한 장씩 읽으며 책을 일상 속에 두세요.
- “오늘의 기쁨은 뭐였을까?” 하고 짧은 대화를 나눠 보세요.
『네, 선장님!』
소피 블랙올 글·그림 | 웅진주니어

의자가 배가 되고, 거실이 바다가 되는 순간. 『네, 선장님!』은 아이의 상상력이 일상을 모험으로 바꾸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린 그림책입니다.
아이의 부름에 기꺼이 응답해 배에 오르는 어른의 모습은, 아이의 세계를 존중하는 태도가 무엇인지 보여 줍니다.

✔ 아이와 함께 읽는 팁
- 책을 덮은 뒤 바로 역할놀이로 이어 보세요.
- 선장을 번갈아 맡으며 서로의 시선을 경험해 보세요.
함께 읽는 그림책이 남기는 것
소피 블랙올의 그림책은 아이에게는 감정을 처음 만나는 언어가 되고, 어른에게는 잠시 멈춰 안부를 묻는 시간이 되어 줍니다.
아이와 함께 그림책을 읽는 이 조용한 순간들이 쌓여, 가족만의 기억이 되고 이야기가 됩니다.
소피 블랙올 (Sophie Blackall) 소개할게요.
소피 블랙올은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어린이책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오스트레일리아 출신이며, 현재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가족과 함께 활동하고 있어요. 소피 블랙올의 작품은 따뜻하고 세심한 디테일, 풍부한 감성과 유머가 특징이에요. 작품마다 역사적 사실, 자연의 아름다움, 가족의 이야기 등을 담아 남녀노소 모두에게 공감을 줍니다.